October 11, 2021

2주라는 시간이 그렇게 흘렀다.

아이야 나의 아이야 

엄마는 미안하고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오늘 할 수 있는 말이 없구나. 새근새근 잠이 든 너의 모습을 보면서 좀 더 참을껄.. 좀 더 기다릴껄.. 좀 더 부드럽게 얘기하고 만져줄껄.. 이러한 생각들만 가득하구나. 

사람이 누군가에게 실수를 반복하고 자꾸만 줘야할 사랑을 주지 못할 때 그 사람의 마음에는 죄책감이란 작은 벽이 생기고, 그 벽은 다시금 발 내딛는 것을 주저하게 하는구나. 죄책감이라는 벽은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지 못하게하는구나. 

내가 생각하는 실수들이 크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그 죄책감은 커지고 그 마음은 다시금 사랑하는 것이 어렵고 난 그럴 자격이 없다는 생각과 함께 발목을 잡는구나. 그래서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무려 세번이나 물어보신 게 아닐까ㅡ죄책감보다 큰 마음은 사랑하는 마음이고, 입술의 고백이고, 변화된 행동이라는 걸 말씀하신 게 아닐까. 

엄마의 마음에 죄책감보다는 서하와 도현이를 더 나은 방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용기와 고백이 가득했으면 좋겠어. 가장 완벽한 길을 보이신 예수님의 모습을 아주 조금만이라도 따라하며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 


June 26, 2019





긴 하루의 끝 
오늘도 수고했어. 
ㅡ 
계속 뛰기만하다가 숨이차서 
잠시 쉬어가야지 생각해도
생각처럼 여유가 허락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건 
아마도 바쁜 생활과 일과보다 
그 모든 것의 목표와 이유,
마음의 중심이 흔들려서가 아닐까. 


#timetorest #greatisthyfaithfulness

January 25, 2019


< 바라는 것들을 실상이 되게 하는 말의 힘
> 을 읽고서


책장을 넘기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눈이 번쩍 떠졌다.

말투도 말도 그닥 이쁘게 하지 못하는 편에 속하는 나라서- 더욱 그랬고
또 저자의 말에 무게와 힘이 실려있는 것 같아서 그랬다.
정말 그렇게 살아가는 분이 하는 말 같아서.

하루라도 말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책의 내용을 잊고 살아도 될텐데,
하루도 말을 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으니
틈만 나면 다시 책에 밑줄친 부분을 읽어보고 기억해야한다.
마음을- 말의 뿌리를 하늘에 두어야한다.

January 1, 2019



2018년에 집을 나가서 2019년에 돌아온 짧은 여행 이후
1월 2일인 오늘, 남편은 올해의 첫 출근을하고 나는 마음 말고는 특별히 달라진 것 없는 하루를 보냈다.
새해에는 늘 그렇다- 갑자기 하루가 감사하고 일상이 소중해진다.
실은 마음의 변화가 제일 큰 변화라서 그런가보다.


2018년.
참 많은 변화들이 있었고, 그 변화들에 1년 동안 잘 적응한 나를 칭찬한다.
서하가 태어났고, 세번째 갑상선암 수술을했고, 난생 처음 동위원소치료를 받아보고, 남편과의 결혼 2주년이 있었고, 조카의 돌잔치가 있었다. 그 외에도 친구들의 결혼식이 있었고, 기뻐할 일도 슬퍼할 일도 많았던 한 해가 지-나-갔-다-. 지나가지 않을 것 같았던 수많은 시간들이 그렇게 또 한 번 지나갔다.

대학교 입학하면서, 2008년 즘에 처음 갑상선에 생긴 작은 혹이 5년후에는 아보카도씨앗처럼 커져서 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내 생에 첫수술을했고,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갑상선 주변 임파선에 알사탕만한 크기의 암종양이 전이가 되어 수술을했다. 그 후 서하를 품었던 임신 10개월 동안 눈에 보이지 않았던 전이된 암종양들이 주렁주렁 모습을 들어냈다. 외면하려해도 눈에 선명하게 보이던 종양들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출산 이후 수술을하고, 차폐실에 들어가 외부인들과 철저히 격리되어서 동위원소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2018년 12월 20일에 "몸이 처음으로 깨끗하다고 나오네요. CT, 초음파상으로 모든 게 깨끗하데요. 고생했어요." 라는 말을 들었다. 그 날 나는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울고, 저녁에 집청소를 하면서 울고, 다음날 아침 서하를 안으면서 울고, 오후에 운전하면서 울었다.


경험보다 값진 것이 없다.
몸으로, 마음으로, 삶으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내 안에 깊이 각인된다.

암으로부터 자유해서 기쁜 마음보다 더 값진 것은 암에 대한 나의 마음과 생각의 변화다.
암이 다시 찾아온다해도, 이전만큼 두려워하며 잠을 설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은 담대한 마음의 변화다.



2019년.
올해는 많은 것들을 사랑해야겠다.

집을 사랑하고, 올해 언제즘 다시 시작할 나의 일을 사랑하고, 나의 가족을 사랑하고, 나의 평생 반쪽 남편을 사랑하고, 나의 꼬맹이 친구이자 내가 책임지고 돌봐야하는 딸 서하를 사랑하고, 나를 키워주시고 보살펴주신 부모님을 사랑하고, 새로 만난 나의 시댁 식구들을 사랑하고, 매일 뜨는 해를 사랑하고, 미세먼지 때문에 예전만큼 자주 만날 수 없는 상쾌한 공기와 시원한 바람을 사랑하고, 나무와 숲을 사랑하고, 겨울에 내릴 눈을 사랑하고, 장마 때 내릴 비를 사랑하고..

December 25, 2018